영화 HER

놀기 2014. 9. 1. 13:01

첨에 이 영화 포스터를 봤을때 부터 느낌이 딱 왔다. 

그리고 보러가려 할 때 극장에서 빨리 내려버려서 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러다 서울에서 출장온 회사분이 그 영화를 보며 내 생각이 났다며 강추했다. 


내 알기로 외로움 쩌는 남자가 인공지능이랑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인데

왜 내가 생각이 날까. 

내가 평소 너무 외로워 보였나, 내가 좀 찌질한 이미지인가.. 생각하며

잠깐 보기 싫어졌으나 겸허히 나의 고독과 찌질함을 인정하고 영화를 보게 되었다. 


#1. 영화를 보는 바람직한 자세

소파에 담요 장전, 노트북에 블루투스 스피커 연결. 맥주로 화룡정점


#2. 2012년 미국에 무슨일이 벌어진게냐

아니 이 무슨 배바지 패션? 혹시 하이웨이스트냐. 아니 목티에 셔츠는 뭐냐. 넌.. 복학생이냐.

남주 역시 계속 배바지를 고수하는데 그때 유행이었나...나만 몰랐나 봉가.


#3. 띠오도르, 넌 가진자였어.

남주의 집이 너무 좋아서 탐이 났다. 특히 저 반질 심플한 거실, 야경 쩌는 침실.

넌 가진자였어. 부럽다.

#4. 공감. 내 마음.

진짜 내 마음과 같아.



#5. 총평

현실적인 내용이 아니면 크게 감동받지 못하는 나이기에

영화를 보기 전에 인공지능과의 사랑은 허황되다 느꼈지만. 

어언 4년. 제대로 된 연애를 못해본 나로서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솔직히

나라도 사랑에 빠질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굳이.. 사람이어야 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 오히려 사람보다 더 편리하고 깔끔하고 낫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필요할때 언제든 이야기 할 수 있고, 내 이야기에 듣기좋은 피드백만 주고

심지어 성적욕구까지 공유하는 어떻게 보면 실체 없고, 편리한 연인이다. 

그런데 이 섹시요염농염화끈매력 사만다(스칼렛요한슨 이 요물)도 

점점 다양한 정서적 경험을 해 가며, 결국에 변해버린다. 이 남자를 울렸다. 놀라웠다. 


사람과 사람의 사랑이랑는 감정, 이를 정교하게 프로그래밍된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사람들이 하는 사랑이 이 보다 낫다고 할 수도 있을까...(역시 난 꼬인건가)


인공지능이 결코 사람의 영역을 넘을 수 없는 한계를 보였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라고 다른가 라는 생각은 든다. 

결국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유대 그런 것들의 대체 불가함을 띠오도르의 친구( 이 여자도 띠오도르처럼 이혼하고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다 시련을 당함)를 통해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지만

꼭 사람이어야 하나 라는 생각은 여전하다.


그래서 나도 띠오도르처럼 이렇게 슬픈 표정을 하고 방구석에 누워 있는건지 모르겠다. 

꽁한 건어물녀의 맘이 아니라, 사랑에 푹 빠졌을 때 이 영화를 다시한번 보고싶다. 


보는 내내 맘이 아프고, 설렜다 들떴다 슬펐다.. 종종거렸다. 

정말 좋은 영화임에 틀림없다.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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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ryl

일기 2014. 8. 27. 02:16
오늘 영어이름란걸 지었다.
남들은 뚝딱뚝딱 잘도 짓는데 난 백번을 고민했다.
심지어 오늘 밤 신청을 하고 시동을 걸고 집에 가려다 다시 사무실로 올라가 다시 바꿨드랬다.
뭘 그딴걸로 그러냐고 할 수 있지만 성희라는 이름이 난 썩 맘에 들진 않았다.
비싼 돈주고 니 팔자 맞춰 지어온 이름이라고 돌아가신 할머니는 자주 말씀하셨지만.
엄마가 태몽에 뭐가 나와서 이런 이름이야.
첫조카를 너무 좋아한 외삼촌이 지어줬어.
그런 특별하고 흔치 않은 이름이 좋아보였다.
왠지 전교에 서너명은 있는 성희는 뭐 그냥 성희.
김성희 박성희 정성희 최성희.
그래서 주어진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 수 있기에 정말 여러사람에게 묻고 찾아보고 했는데 쉽지가 않드라.
쩝.
그래도 일단 맹글었으니 내가 생각한 의미대로 잘 살아 보는그야.. 라고.. 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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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 나들이

놀기 2014. 8. 19. 16:33

구제주에서 읍내라고 하면?

단연 탑동이 될거 같다. 

이마트도 있고, 다이소도 있고, 동문시장도 있고, 지하상가도 있다. 


연휴에 비가 질질 오지만 유나랑 같이 읍내 나들이를 나가보았다. 

목적은 1. 운동복 바지, 2. 이어폰(도무지 살 곳이 없다ㅡㅜ) 


이 읍내 나들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야심차게 산 모자인데, (약간 헐리웃배우 파파라치 컷 컨셉으로)

유나한테 지적당했다.. 그리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한 세번쯤 날라갔다. 

하지만 셀카도 한번 찍어 보고 우하하 

(필터를 한 다섯개쯤 씌워야 봐줄만하다.. 슬프다 다 늙었다. )

탑동에 맛집 검색해서 김치찌게 집을 찾아갔다. 

흥, 마이너스 백점 (이름은 얼큰한 김치찌게다. 사람 많던데.. 다 낚였어. 너네)

아 그리고 물따르는 유나, 확실히 젊어 그런지 민낯도 귀엽군.

그리고 비를 질질 맞으며 탑동 지하상가로 고고!

그 곳에 가면 "그린조이" "뱅뱅" "행텐" 등 어메이징한 명품이 즐비하다. 

그래도 여기 가면 설렌다. 두근두근

유나가 매력적인 현대여성처럼 쇼핑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그리도 갖고 싶었던 이어폰을 사러 이마트 고고!

신나. 하찮아 보이는가. 집앞에 나가면 막 파는 것들인가. 여기와서 6개월만 살아보라.

(아 대체로 디스하는 느낌인데 제주는 원더풀이다. 아름답고 정말 퐌타스틱한 섬이다.)

그리고 나서 나는 오유나 이름이 달린 강호동 머리통 3배만한 황금색 등이 달린

유나의 제2의 고향같은 .. (아닌가) 월정사에 들렀다. 

오랜만에 부처님한테 삼배도 올리고.. 절이 참 고즈넉하고 아기자기 아름다웠다. 



이 주말의 특별할 거 없는 일상도

여기선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깊은 외로움의 섬에 난 갖혔..

아니다. 난 제주를 사랑한다. 

아이 럽 제주 아일랜드. 


지난 일요일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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